2008. 07.28 농민신문에 실린 GSnJ 이사 조석진 영남대 교수의 글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축산정책

GSnJ 이사 조석진(영남대 식품산업경영학과 교수)

 그동안 저렴한 국제곡물가격에 의존해 성장을 지속해온 국내 축산이 최근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축산물이 우리들의 필수식품으로 정착된 지 오래다. 따라서 축산정책은 고품질의 안전한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위기에 처한 우리 축산업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선 첫째로 축종별 특성에 맞는 소득안전망구축이 시급하다.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상당수의 축산농가가 도산에 직면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둘째, 동일한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제도개선이 절실하다. 우리 한우산업은 불안정한 순환변동을 반복해오고 있으며 송아지 생산안정제가 도입된 2000년대 이후에도 생산기반이 안정되지 않고 있다.

 반면 유사한 생산여건을 가진 일본 와규산업의 경우 안정적으로 유지돼왔으며 이는 정책의 차이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셋째, 정책 개입을 통한 시장왜곡을 최소화하고 개입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확고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정책 효율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전자의 예로 한우의 ‘품질고급화장려금’ 및 ‘다산장려금’ 제도를 들 수 있다. 이들 제도의 실효성은 차치하고라도 육질차별화 및 암소도축 문제는 전적으로 시장이 결정할 문제인 것이다.

후자의 예로는 낙농제도를 들 수 있는데 최근 원유값을 둘러싼 생산자와 유업체간의 갈등에도 정책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는 낙농산업의 특성을 무시한 불합리한 제도에 근본 원인이 있다. 그러나 내년 축산발전기금 운영계획에 있어 집유체계개편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은 정부의 제도개혁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넷째, 땜질식 처방이나 정치논리로 일관해온 관행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다섯째, 정책의 시스템화를 통한 신뢰구축이 필요하다. 정책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정책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료가격 안정을 위한 장단기 근본대책이 절실하다. 특히 배합사료의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양질조사료의 생산 확대를 위해서는 관련법의 개정 및 관계부처간의 공조가 필요하다.

축산물은 국민식생활의 필수식품이며 생산액을 기준으로 할 때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생산의 한부분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축산정책은 식량안보차원에서 안정된 생산기반유지를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