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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4.30
제목
기상이변, 스마트·디지털 농업으로 대응하려면 / 김한호 
첨부파일
 

2024.04.28. 대학지성에 기고한 GS&J 이사 김한호 서울대 교수의글입니다.

 

   

 

기상이변, 스마트·디지털 농업으로 대응하려면  

 

GS&J 이사 김한호(서울대 교수)

 

기후변화가 기상이변의 빈도를 높인다고 한다. ‘온실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해양 산성도’, 이른바 기후변화 4대 지표이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4대 지표 모두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을 보여 기후변화를 암시한다. 그래도 기후변화라는 말 자체가 과대한 느낌이라 쉽게 실감하지 못한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이상기후로 인해 사과, 배 농가에만 지급한 농작물 재해보험금이 최근 6년간 급증해 8,633억 원에 이르렀다는 통계가 나왔다. 역시 화폐측정 지표가 좀 더 실감하게 만든다.

 

요즘 더욱 실감하는 사태를 온 국민이 겪는다. 사과, 배 등 일부 농산물 가격 급등이 부른 식탁 물가 상승 소란이 그것이다. 사과, 배를 비롯한 일부 농산물 생산 감소가 직접 원인이다. 작년 기상이변으로 기온이 일찍 상승해 과일 꽃 피는 시기가 앞당겨졌다. 거기에 서리 발생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찍 핀 꽃의 조직이 얼며 파괴되어 농가 피해가 급증한 것이다. 사과, 배 생산량은 앞선 해보다 30%, 27%씩 각각 감소했다. 

 

이렇게 농산물 생산, 공급은 자연환경과 기상 상황에 좌우된다. 그리고 거기에 생산자의 경험, 노력, 기술 수준에 크게 의존한다. 그런데 자연환경 조건과 기상 상황의 이상 변동 빈도가 커지는 것이 지구적 추세다. 세계가 이런 이상기후 현상을 식량안보 문제와 연계해서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대강의 방향은 농산물 생산 단위에서 환경을 최대한 제어하는 스마트·디지털 농업 전환으로 흐른다. 지금으로 취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으로 보인다. 거기다 한국은 농업인의 경험, 노력, 기술의 안정적 지속성마저 다른 나라보다 크게 위협받는다. 노동력 고령화와 후계영농인 부족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속도로 몰아치기 때문이다. 한국 농업은 이렇게 기후·환경 측면과 인구·노동 측면에서 압박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도 스마트·디지털 전환을 한국 농업의 시대적 과제에 대응할 최선의 수단으로 판단한 것 같다. 한국 역시 지금으로는 취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으로 보인다. 

  

농업의 스마트·디지털 전환은 농업생산 단위에서 적정 환경과 기상을 조성하고 앞선 농업인의 축적된 경험, 노력, 기술의 최적값을 찾아 전승·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 더해 청년 친화적 농업경영을 가능케 하여 새로운 세대 노동력 유입의 충분한 동인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스마트·디지털 농업이 기반하는 주변 기술이 필요한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지능정보,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정보통신기술(ICT)이다. 이런 첨단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디지털 농업은 제대로 보급, 확산, 정착되면 청년 친화적 경영환경을 이끌어 신세대 유입의 큰 동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이변 추세의 자연환경 조건과 기상 상황을 최대한 조정·통제·적응하고 앞선 농업인의 경험, 노력, 기술을 발전적으로 승계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한국은 스마트·디지털 농업이 기반할 다양한 주변 기술의 선진국이다.

 

지금까지 정부도 이런 상황 활용을 위해 큰 노력을 해왔다. 여러 부처가 분산 진행하던 스마트팜 연구·개발을 ‘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 설립으로 다부처 통합 연구체제를 구축했다. 연구·개발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대표적 노력이다. 아울러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작년에 제정하고 올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조치에 이어 정부는 최근 ‘스마트농산업 발전방안’을 다시 제시했다. 지금까지의 조치를 종합하고 실천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앞선 주변 기술과 강력한 정부 의지도 중요하지만, 이런 것은 스마트·디지털 농업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다. 여기에 데이터 구축과 활용이 추가되어야 한다. 그래야 필요·충분조건이 어느 정도 채워진다. 스마트·디지털 농업은 고도의 데이터 기반 농업이다. 환경·기상과 농업인의 경험, 노력, 기술을 데이터로 전환해서 이를 첨단 융복합 주변 기술 적용으로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이 스마트·디지털 농업이다. 이러한 전환은 농산물 생산단계에서뿐만 아니라 가공·유통·소비에 이르는 농산업 전체 가치사슬에서 유사하게 이루어진다. 선진 농업 국가들이 데이터 구축과 활용을 위한 제도 마련에 골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데이터를 생산하는 주체는 농업인이다. 그 데이터를 활용해 지속해서 최적값을 찾기 위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적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주체는 기업이다. 농업인과 기업 사이에 원활한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하지 않으면 스마트·디지털 농업 전환은 어렵다. 일반적으로 농업인은 ‘데이터 주권(소유권)’ 보장을 강조한다. 그러나 일방적 농업인 데이터 주권 강조는 기업의 연구·개발에 장벽이 될 것은 불 보듯 훤하다. 절묘한 균형이 필요하다.

 

앞선 선진국을 보면 어느 정도 성숙단계에 이르면 두 주체 사이에 시장이 형성되어 서로 도움이 되는 메커니즘으로 유도된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성숙단계는 못 된다. 일정 수준의 제도적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 데이터를 통해 농가에는 일정의 소득을, 연구·개발 기업에는 상응하는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은 스마트·디지털 농업 전환을 위한 주변 기술 구축에 집중해 왔다. 어쩌면 내용보다는 형식에 집중한 단계였다. 이제 내용에 집중할 때다. 데이터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한다. 농업인에게는 소득원이 되고 기업에는 참가 유인이 될 수 있는 초기적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와 공공의 역할은 여기까지일 것이다. 메커니즘이 구축된 후에는 시장기능이 주도하는 단계가 될 것이다. 과도한 공공주도형 신흥산업 설계와 개입은 민간의 자율적 참여 유인을 위축함으로 장기적 산업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 농업인, 기업, 정부가 때에 맞는 자기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여 한국 농산업이 스마트·디지털 산업으로 도약하길 기대한다. 

 

[출처: 대학지성]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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