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마릿수 최저점은 1981년, 1990년, 2002년이었으며, 사육마릿수는 각각 131만마리, 149만마리, 130만마리로 그전 최고점의 절반이나 그 이하였다. 도축마릿수의 최저점은 최고점의 경우와 같이 사육마릿수 최저점의 1~2년 후로서 1983년, 1990년, 2004년이었는데, 사육마릿수 저점에서는 암소 도축을 최대한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암소와 암송아지 가격이 수컷보다 높게 형성된다.

  사육마릿수가 최저점에서 최고점으로 올라갔던 1981~1985년을 돌이켜보자. 1981년 이전부터 쇠고기 가격이 오르자 정부는 쇠고기 수입을 늘이는 한편 송아지까지도 대거 수입해서 농가에 입식하였다. 이미 농가들이 한우 입식을 늘리는 사이클에 수입 송아지까지 겹치자 1~2년 후 소값이 대폭락해 많은 축산농가들이 도산했다. 사육마릿수 저점에서 정부의 물가안정과 축산진흥정책이 사이클 주기를 더 줄이고 진폭을 키운 정책실패의 사례이다. 

  그 다음 사례로 1998년 외환위기 상황을 보자. 1998년은 사육마릿수가 고점이었고, 소 가격은 하락하고 있었으며, 축산농가들은 암소 도축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외환위기로 사료 수입이 일시 중단되고 환율도 급등하자 사료 가격은 폭등했으며, 실업 증가와 소득 감소로 쇠고기 수요까지 위축돼 소 가격이 폭락하자, 축산농가들은 소 투매를 함으로써 사육기반이 또 한번 크게 무너졌다.

  1983년의 소 파동과 1998년의 외환위기는 정책적으로 다음을 시사한다. 사육마릿수 고점과 저점에서 사육마릿수를 줄이거나 늘리려는 정책은 이미 시장이 그렇게 가고 있는 것을 더 가속화시킴으로써 한육우 사이클의 주기를 짧게 하고 진폭을 키울 위험성이 높다.

  한육우의 사이클은 소의 생리와 그에 따른 사육과 가격 형성의 특성상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렇지만 그 진폭은 줄일 필요가 있다. 진폭이 클수록 한육우농가의 소득이 불안정하고, 생산기반이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점과 저점, 즉 가격 폭락과 폭등 상황이 닥쳐야 단기적 시책을 발동하곤 하며, 그 부작용은 크다. 그보다는 사육마릿수 상승국면 중간 정도의 적정마릿수 상황에서 별 정책의 개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때 사육마릿수 감축을 조성하고, 사육마릿수 하강국면 중간 정도의 적정마릿수 상황에서 사육마릿수 확대를 조성하는 것이 소 사이클의 봉우리를 낮추고 계곡을 높일 수 있다.

  2012년 한육우 사육마릿수가 최고점을 찍은 후, 현재 감소하고 있다. 2012년 4분기부터 가임암소 마릿수가 감소하고 있고, 2013년 3분기부터는 1세 미만 사육마릿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소의 생육적 특성상 2017년경 까지는 구조적으로 사육마릿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사육마릿수 고점을 지난 지금은 철 지난 사육마릿수 감축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 사육마릿수 확대를 위한 유인책을 준비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