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스타인이 연주한 쇼팽 <영웅> 폴로네즈)

일요일 밤입니다. 한 주를 무사히 보내고 집에 돌아와 맥주 반잔에 가볍게 저녁을 먹고 여유있게 음악을 고르고 있으니 행복합니다. 걱정거리가 될 만한 일이 없는 날이란 사실 없는 것인데, 불필요하게 내일의 걱정거리를 오늘로 끌고 오는 우만 범하지 않으면 인생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2019년 초에 어머니 돌아가신 얼마 뒤에, 그 탓이었을까요, 무조건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네요. [지나간 뒤 후회의 말은 다 소용없다.

오직, 있을 때 잘할 일이다. 부모건, 배우자건, 자식이건, 동료이건, 그 누구이건 간에.] 행복한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사진은 작년 오늘 만난 접시꽃입니다.

1.루빈스타인이 연주한 쇼팽 <영웅> 폴로네즈

https://www.youtube.com/watch?v=noS1SXHrUOE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 한 곡 선곡하기 시즌 4>를 이어갑니다. 오늘은 이채훈 <1일 1페이지 클래식 365>에서 '루빈스타인이 연주한 쇼팽 <영웅> 폴로네즈'를 소개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과문한 저로서는, 건반을 이렇게 마구 두들겨도 되나 싶은 느낌이 드는 강력한 연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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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살까지 영원한 젊은이로 살다 간 피아니스트 아르투어 루빈스타인(1886~1982), 그가 가장 즐겨 연주한 곡은 쇼팽의 <영웅> 폴로네즈였다. 1964년 10월 1일, 78살의 루빈스타인이 모스크바에서 이 곡을 연주한 동영상이 있다. 놀라운 열정과 테크닉에 입이 떡 벌어지는 연주다. 끝부분, 왼손을 머리 위까지 번쩍 들어 올려 건반에 수직으로 내려꽂는 '공중제비 타건'은 탄성을 자아낸다.

그는 쇼팽을 멋대로 연주하는 낭만시대 해석에 반대, '악보대로 연주할 것'을 강조하여 20세기 쇼팽 연주에 이정표를 제시했다. 쇼팽의 조국 폴란드는 루빈스타인의 조국이기도 했다. 루빈스타인의 쇼팽은 피아노 연주사의 특정 유파에 속하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정통 폴란드 스타일'이라고 할까?

이날 연주에서 그는 78살 노인이라고 믿을 수 없는 에너지로 모스크바 청중들을 압도했다. 그의 손에서 되살아난 쇼팽은 아무리 짓밟아도 꺾이지 않는 폴란드의 찬란한 넋이었다. 연주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말했다. "러시아는 힘으로 폴란드의 모든 것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피아노 연주로 러시아를 정복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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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손디아, 어른

https://www.youtube.com/watch?v=Chn34EAcJPk

또 다른 과천애청자님의 신청곡입니다. 뒤늦게 로마에서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몰입해서 보던 기억이 납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고, 아이유의 연기가 참 소름 돋을 만큼 훌륭하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구질딱스러운 현실, 그 속에서 버텨나가게 하는 인간애..뭐 그런 느낌의 단어들이 생각나네요. 이 드라마가 인생드라마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제법 많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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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본래 온전하다는 메시지의 이미지를 보다(2018. 6. 11.)

눈을 감고 있다 보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른다. 늘 끝이 없는 터널 속 같은 이미지를 보았는데, 오늘 오후에는 달랐다. 사각형의 연못, 물은 맑은 듯한데 이끼와 녹조류가 끼어 있는 듯한 연못이 보였다. 그 밑을 보고자 하니, 이내 끝없을 것 같은 터널의 이미지, 정도를 달리하는 어둠의 이미지가 한참 이어진 끝에 해가 없이도 밝게 드러나 보이는 도시가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 이르렀다. 밝은이라는 수식어가 적합한지 모르지만, 해처럼 밝은의 의미가 아니라 해같은 광명체가 없어도 구름같은 게 끼어 있어도 세상이 어둡지 않은 그런 의미에서의 밝음이다. 이 밝음을 녹조류가 낀 듯한 연못에 이르게 할 수 없을까 생각을 했고, 그 기운을 올리는 방법과 뒤집는 방법을 상상하다 보니, 그 연못을 멀리서 보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아주 작은 사각으로 보이는 곳에는 여전히 연못 벽에 이끼가 끼어 있었지만, 물은 아주 맑았다.

꿈이 아닌데 이런 이미지를 보았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 연못에 녹조류가 끼어 있었다는 것이 어쩌면 벽에 낀 이끼가 물을 통해 비치는 모습을 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거울의 비유가 생각났다. 신수와 혜능의 선문답 공방이 생각났다. 어쩌면, 맑아야 한다는 관념이 이끼가 비친 그 물을 더러운 것으로 보게 하는 오해를 나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밝은 도시의 기운을 보내기 위해 뒤집지 않아도, 밝은 기운을 보내지 않아도 이미 물은 맑은 상태였던 것이 아닐까. 세상은 이미 그 자체로 온전하고 완전한 것인데, 내 주관으로 그렇지 않다고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는 의미는 아닐까. 발광체 없이도 밝은 도시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결국 그것도 같은 메시지 아닐까? 존재란 외부에서 비춰주는 무엇이 없어도 스스로 밝고 자명한 것이라는 메시지 아닐까? 나로선 의미심장한 이미지를 깨어 있는 상태에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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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동진, 행복한 사람

https://www.youtube.com/watch?v=qPovROvH-hk

무슨 할 얘기가 따로 있어서 평소와 달리 네 번째 곡을 고른 게 아닙니다. 그냥, 어제 강허달림의 이 노래 듣고 너무 좋아서 공유하고자 하는 겁니다. 가창력 쩔어요. 가슴 찢어지는 느낌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거구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