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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06.21
제목
[김종철의 음악이 있는 에세이] 아빠는 허당  (1)
첨부파일
 

* 이 에세이는 농림축산겸역본부 김종철 동식물위생부장님께서 보내주시는 음악 메일입니다.

 

 

「김종철의 음악이 있는 에세이」

아빠는 허당

 

 

 애청자님들, 새로운 한 주 상쾌하게 맞이하셨는지요? 하지 무렵입니다. 낮이 가장 긴 날이죠. 태양에너지가 가장 성한 나날들, 그러니 더울 밖에요. 그렇지만, 최고 높은 고지는 내리막의 시작, 당장 해가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하겠죠. 계절은 절정에 있을 때 이미 다음 계절을 잉태하여 키우고 있습니다. 이미 가을이 기다려지기도 하지만, '지금 여기'에 끼어 살아야 행복을 놓지지 않는다는 법문을 되새기며 새 아침을 열어 봅니다.

 

 

1. 자두, 대화가 필요해

 https://www.youtube.com/watch?v=faPQoNUC4GQ

 

실은 대화라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사람들이 자기 순서 기다려서 자기 할 말만 하고 상대방의 말은 잘 듣지 않는 게 소위 대화라는 것의 현실적인 모습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상호 일방통행의 모습을 벗어날 방법이 무엇일까요? 소통은 자신을 비우고 성글게 해야 가능하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사춘기 즈음의 아들과 티격태격하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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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허당(2009. 7. 12)

 

금요일 저녁에는 비교적 일찍 퇴근해서, 아들내미와 둘이 동네에 있는 돈꼬레라는 삼겹살 집에 갔습니다. 아내는 서울시내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가 있구요.

일요일 점심 때, 친가 쪽에 가족 모임이 예정되어 있는데, 식사 끝날 무렵에 명수가 "근데, 제가 거기 꼭 가야 되요?" 이런 질문에 그만 제가 울컥하고 성질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두 살 밑에 여동생 가족이 중국에 몇 년 살러갔다가, 이만저만한 사정이 있어 한 두 주전에 1년간의 중국 생활을 접고 귀국을 했는데, 그런 계기로 만나는 본가 모임에 "꼭 가야 하느냐?"는 질문이었죠.

밥 먹는 중간에 친구들하고 메시지 주고받고 통화하면서 오가는 얘기가,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가 수원으로 이사간 친구가 일요일날 놀러오니까 친구들끼리 모인다는 겁니다.

아무튼, 가족 모임에 "꼭 가야 되요?"라는 질문을 듣자마자, 논리적으로 따질 것도 없이 성질이 나서 "너 가기 싫은 데는 아무 데도 가지 마라!" 나름 소리를 지르고 계산서를 들고 먼저 나와버렸습니다.

계산하고 나오니, 명수는 자전거를 타고 먼저 집으로 가다가, 중간중간 저를 기다리기도 하다가 하면서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습니다.

그 몇 분 사이, 생각을 좀 해 봤습니다. 형제가 없이 자라고 있는 명수에게는, 내가 여동생이 귀국했다고 꼭 만나러 가야 한다는 게 이해가 잘 안 되겠다 싶기도 하고, 나도 가끔 벌어지는 사촌들 모임을 "각자 제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농경시대의 흔적이며 곧 없어질 것"이라 하며 매우 피곤해 했던 생각도 나고, 아무튼 생각이 복잡했습니다.

아파트 단지 조금만 쌈지 공원에서 명수와 다시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나) "명수야, 네가 형제가 없이 혼자 사니까 잘 모르겠지만, 큰 아빠, 고모, 작은 아빠는 아빠는 같은 부모님한테 태어나서 삼십년을 같은 집에서 살던 사람이고 평생가는 사이야.."

(명수) "글치만, 내가 그 사람들하고 살 것도 아니잖아. 친구들하고는 평생을 갈 수도 있고.."  

대화는 여기서 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서로 성질이 났고, 난 TV 보다 잠이 들었구요.

좀 늦게 들어온 아내에게, 잠결 속에서도 나와 명수 티격거리는 얘기를 해 주고 잤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내 기준으로는 꽤 늦잠을 잤습니다.

아내에게, "내일 가족 모임에 명수 어쩌지?" 물어보니,

"가기로 벌써 다 정리했어." 아내의 답변입니다.

신기해서, "어떻게?" 물어보니,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야, 중국에서 살다 돌아온 거랑, 수원에서 오는 거랑 같냐?" 이 말 한 방으로 정리했다나요?

나 자는 사이에 명수가 아빠는 괜히 울컥해서 성질 부린다고 명수가 엄마한테 투덜투덜했었나 봐요. ㅎㅎ..

아빠는 아들내미를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면서 괜히 성질이나 내는 사람이고, 엄마는 아들 다루는 노하우가 보통이 아니라는 걸 절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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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강허달림, 미안해요

https://www.youtube.com/watch?v=wsDdzlrLnM0&t=150s

 

결혼생활 하면서 아내가 제게 가장 듣기 싫다고 하는 말이 '미안하다'라고 하더라구요. 미안하다 하지 말고 미안할 일을 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기는 한데, 사람 사는 게 어디 미안한 일 한 번 없이 살 수가 있는 노릇인가요? 미안한 일은 결국 돌아보면 '내가 생각하는 나'를 고집하며 그걸 상대가 받아들이길 강요하면서 생기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좀 유연하고 부들부들한 생각과 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집착을 버리라는 스님의 말을 적어둔 걸 다시 들여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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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관에 집착하지 말라(날마다 해피엔딩, 법상스님) 중에서 -

 

어떤 가치관을 선택하는 것은 어떤 삶을 살 것인지와 같다. 따라서 내 가치관은 어떠한가를 객관적으로 잘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내 삶이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이다. 내 삶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그 이면을 지탱하고 있는 가치관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 너머에 떡 버티고 있는 가치관에서 문제를 찾아내면 의외로 쉽게 해결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첫째는 올바르고 좀 더 좋은 가치관을 선택하는것이 중요하고, 둘째는 어떤 가치관이든 어느 한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치거나 집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방편의 가르침인 첫째도 중요하고 본질의 가르침인 둘째도 중요하다. 방편을 무시하고 세상을 살 수도 없고 본질을 무시하고 방편만 가지고 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가치관에는 무엇이 있을까. 좋은 가치관은 우리 삶을 보다 향기롭게 하고 본질적인 생명의 숨길을 드러나게 해준다. 방편으로서의 좋은 가치관을 예로 든다면 선을 행하라, 보시를 행하라, 집착하지 말라, 소박하게 살라, 내 삶에 나타나는 모든 존재와 행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지 말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살라, 때때로 산길을 거닐라, 자연 속에서 산책이 시간을 가지라, 기도하고 명상하라, 인위적인 것보다는 무위의 자연과 벗하라, 녹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라, 홀로 있는 텅 빈 시간을 가지라, 개발과 발전의 논리보다는 보존과 생명의 정신을 지키라, 가공된 먹을거리보다는 자연그대로의 먹을거리를 택하라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집착하면 안 된다.

 

집착하면 좋고 나쁜 것이 생겨서 사랑과 미움이, 애정과 증오가 생기고 둘로 나뉘는 순간 다툼과 전쟁의 씨앗이 움트기 시작할 것이다. 기도와 명상을 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는가치관을 선택했다고 해서 기도와 명상을 하지 않는 사람을 미워하거나, 어리석다고 폄하하거나, 못났다고 할 것은 없다는 말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순간 상대와 나는 둘로 나뉘게 되고 좋고 나쁜 판단은 곧 마음 속에 다툼과 증오를 남긴다. 그러므로 올바른 가치관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본질은 어떤 가치관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부처님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사는 분이 아니라 모든 가치관을 버리고 세상을 살아간 분이다. 모든 가치관에 대한 애착이나 증오, 좋고 싫은 판단을 버리고 다만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인연 따라 선택하여 쓸 수 있는 자유로운 정신을 소유한 자다. 특정한 가치관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가치관도 거부감도, 편견도, 치우침도 받아들일 수도 있고 받아들여 쓴 뒤에 버려야 할 때가 오면 미련없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참된 중도의 가르침이다.

 

하나의 가치관에 집착하지 말라. 그것이 내 정신을 옭아매고 상대를 죽일 수도 있다. 내 삶의 모습도 인위적인 선택으로 만들어진다. 모든 가치관을 버리라. 버리되 모두를 다시 가지라. 다 버리고 났을 때 비로소 모두를 자유자제하게 가져다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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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김광진, 편지

https://www.youtube.com/watch?v=3SF0ASmivD8

 

많이 듣던 노래가 아닌데,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라는 도입부의 노랫말이 왠지 머리 속에 담겨 있어 가끔은 생각나는 노래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헤어짐을 반복하던 청년 시절에, 집착이 강했던 저는 헤어짐 앞에서 참 많이 힘들어 했었습니다. 쿨하게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미련을 떨쳐 버리지 못해 방황을 거듭했었죠. 생각해 보면, 그런 시기를 어찌어찌 통과하고 저의 짝을 만나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삶을 떠나온 게 참 다행인 것 같습니다. 얼마나 안정적이고 좋은 일인지요.

 

만약에 타임머신이 있어서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런 미련, 집착, 방황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나이 들면서 '살아 보니 피할 수 없는 운명, 팔자 그런 게 있는 것 같더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고, 제가 청년 때 그렇게 살았던 것도 어쩌면 그런 타고난, 피할 수 없는 운명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잠자다 꿈을 꾸면 곰곰히 꿈의 의미를 생각해 보곤 하는데, 오늘 아침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자기만의 우주를 살다 간다'라구요. 태초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았을지 모르지만, 어느 인생도 다른 인생과 똑같은 경우는 없는 거잖아요. 내 우주는 어떤 우주인가 생각해 보며 아침을 엽니다. 기왕이면 아름다운 우주, 멋진 우주를 살다 가야겠죠?

 

오늘도 새로운 날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4. 키보이스, 해변으로 가요

https://www.youtube.com/watch?v=8t5eoca5NJg

 

mbk2005  [date : 2021-06-23]
추억과 다짐이 담긴 음악 에세이 보고 듣고 휠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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