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통상에서 비관세장벽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SPS와 같은 비관세조치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환경, 안전,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다양한 무역 조치들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는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비관세장벽이 되고 있다.

○ 농식품 부문의 대표적 비관세장벽인 동식물 위생(SPS; Sanitary and Phytosanitary) 조치는 수입을 억제함으로써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으나, 실증 연구 결과에 따르면 SPS 조치가 수입을 억제하는 효과는 분명하지 않으며, 오히려 무역을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는 연구도 있다. 즉 SPS 조치의 영향은 국가별 상품별 특성에 따라 다르다고 보아야 한다.

○ WTO SPS 분쟁에서 최종 패널이나 상소보고서가 작성된 경우는 20%에 불과하며, 대부분 협의 단계에서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이에 따라 SPS 갈등은 협의 단계에서의 당사국 간 논의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 한편 최근 WTO SPS 분쟁에서 인용이 증가하고 있는 조항은 ‘절차적 지연’이며, 반대로 인용이 감소하고 있는 조항은 ‘투명성’ 이다. 절차적 지연 조항 인용은 WTO 분쟁해결기구가 출범한 1995년 이후 2016년까지 21년 동안 한 차례도 인용된 적이 없었으나, 2017년 이후 최근까지 4차례 인용되었다.

○ SPS 조치에 대한 분쟁은 WTO의 틀을 벗어나 회원국 간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특히 SPS 위원회의 역할 강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도모하고 있어 SPS 위원회의 고도화에 주목해야 한다. 아울러 협력 채널의 다각화는 실질적인 시장개방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특히 협력 채널을 통한 상대국의 검역 정보 공개 요청은 국내 농식품 부문의 투명성 확대에 따른 시장개방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 협력 채널이 다각화되고 정례화됨에 따라 상대국으로부터의 다양한 요청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검역조직의 인력, 예산, 장비 확대 및 법규 정비와 같은 노력을 포함, 국제적 수준의 검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도 협력 채널을 활용하여 상대국 시장에의 접근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동시에 우리 검역체계 고도화에 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