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2. 14  농민신문에 실린 GS&J 이사 류왕보 라이프샐러드 대표의 글입니다.

엄청난 기회의 땅, 시니어 시장에 주목하라

GS&J  이사 류왕보(라이프샐러드 대표)

 소득 구조 선진국화, 1·2인 가구 확산, 신기술의 비약적 발달에 따라 국민 라이프스타일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증진하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려면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공급부문의 혁신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두하는 시니어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국가 전체로 보면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는데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다. 불과 7년 만으로 12년이 걸렸던 일본과 견줘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나라 전체가 빠르게 늙어가면서 잠재성장률은 점점 떨어지고 의료·복지의 재정 부담은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고령화 추세와 연관해 주목할 것은 새로운 시니어층의 대두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714만명이 고령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시니어 인구는 전체의 40%로 불어난다. 이들은 고도 경제성장 시대의 주역으로서 이전 세대와는 매우 다른 특성을 보여 ‘액티브 시니어’ 또는 ‘신중년’이라 불린다. 건강한 노후를 중요하게 여기며 운동이나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여행을 즐기고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외모를 중시한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선호하고 질이 보장된다면 가격은 상관하지 않는 소비패턴을 보인다. 홈쇼핑이나 온라인 쇼핑에도 능숙하다.

새로운 절대다수 소비층으로 대두한 시니어층은 내부적으로 매우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다. 소비 욕구 또한 다양해서 세밀하게 구분된 마케팅으로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종래의 실버산업은 이를 간과하고 한정된 니즈에 치중해 오히려 시니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기 일쑤였다. 가령 식품분야에서는 단순히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연하곤란에만 중점을 둬 맛·편의성·디자인에서 만족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액티브 시니어 소비자의 매우 높은 문화적 욕구와 안목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높은 제품 신뢰성과 뛰어난 디자인, 스토리텔링을 갖춘 명품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노인용이라고 대충 만들어선 안된다. 오히려 일반용보다 더 눈에 띌 정도로 품질과 포장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시니어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또 하나의 열쇠는 영양관리 고충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84%가 당뇨·고혈압·신장병 등 각종 만성질환을 달고 산다. 또 노인 82.1%가 3개월 이상의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다.

시니어의 만성질환은 대부분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 한국인은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매우 높고 당분과 나트륨·첨가제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주로 섭취한다. 그러다 보니 40대 이상이 되면 각종 질환을 겪게 된다. 만성질환이 생기면 식단관리가 어렵다. 경제적 능력과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가족이 있어야 올바른 영양관리가 가능한데, 1·2인 가구가 점점 일반화하면서 영양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다.

시니어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고 식단관리 고충을 해결하려면 시니어 소비자에 대한 데이터 축적과 분석 능력, 정보기술(IT)이 필수적이다. 대기업의 대량생산 방식보다 식품과 IT를 연계해 섬세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벤처 스타트업의 접근·육성을 장려해야 한다. 하루에 세끼씩, 1년이면 1095끼에 달하는 식사를 한다. 50대 이상 인구가 2000만명이라고 할 때 한끼에 5000원으로만 계산해도 연간 100조원이 넘는 엄청난 시장 규모다. 시니어 소비자의 욕구를 이해하고 고충을 해소해줄 수 있다면 그 보상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