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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기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01.13
제목
“설득과 협상만이 가야할 길” / 김영윤 
첨부파일
 

KOLOFO 컬럼 제537호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대표의 글입니다.

 

 

 

“설득과 협상만이 가야할 길”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대표)

 

 지난 5일 시작된 북한 제8차 당대회에서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킨 부분은 따로 있다. 북한의 대미·대남 정책 방향이었다. 그러나 막상 들여다보면, 북한의 대미 정책 방향은 기존의 결정을 반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군사적 차원의 「정면돌파」가 그것이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그 어떤 변화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북한은 바이든 정부의 변화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북한 정책의 본심이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변화를 실제로 보여 달라는 반어적 표현이다. 북한은 새로운 미 정부 출범을 자신의 결단을 밝히는 기회로 삼으면서 북미 관계 설정에 그들의 요구를 포함시켜 추진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을 향해 핵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도발은 자제하겠다는 언급도 했다.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때까지 도발을 자제하겠다는 의미다. ​

 

 한편, 제8차 당대회에 제시된 북한의 대남 정책은 일반적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상당 부분 다르게 나타났다. 북한은 남북관계가 3년 전으로 돌려졌다고 했다. 남한에 대해 더 이상 일방적인 선의를 보여주지 않겠다고도 했다. 지난해 9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를 담은 남북정상간 친서 교환 정서와는 사뭇 다르다. 서해 총격 사망사건 때만해도 김정은 위원장은 사과했다. 당 창건 75주년 연설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는 김 위원장의 언급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북한은 왜 그와 같은 방향을 선택했을까? ​

 

당대회 보고에서 북한은 현재 냉각된 남북관계의 원인을 소상히 밝히고 있다. 남한 정부가 남북합의를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북한 사이의 본질적인 문제를 접어둔 채, 방역협력이나 인도주의협력, 개별관광 등 비본질적인 문제에 천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한의 협력사업 제의에 대해 북한이 반응하지 않았던 것도 따지고 보면 그런 비본질적인 문제에 있었다는 것이다. 본질적 문제는 무엇인가? 다름 아닌 적대행위의 중단이다.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계속되는 첨단공격장비의 반입이 적대적 행위라는 것이다. 남한이 이 문제를 근원적으로 제거할 때 신뢰와 화해에 기초한 남북관계개선의 새로운 길이 다시 열릴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이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수용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과 직접적인 접촉 한 번 없이 정책을 먼저 바꾸는 것 자체가 애당초 이루어지기 어렵다. 불투명하지만 바이든의 대북한 정책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도 없잖다. 대선 토론 시 바이든은 김정은을 ‘폭력배’로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한 협상을 질타했다. 아무런 합의도 이루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확실하게 내려놓는 데 먼저 동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기조가 아무런 협상과정 없이 바뀌겠는가. 바이든 주위를 포진하고 있는 외교정책 담당자들은 더 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토니 블링컨은 단계적 비핵화에 접근하고 있지만, 방점은 대북 제재 강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협상을 ‘최악의 거래’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이 먼저 모든 핵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국제 감시 하 우라늄 고농축과 재처리 인프라의 동결, 핵탄두와 미사일 제거를 보장하면 경제제재의 일부 해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제이크 설리번도 마찬가지다. 북한으로 하여금 “핵 협상에 임하게 할 유일한 방법은 북한을 급격하게 압박하는 것”이라고까지 했다. 만약, 이번 북한 당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전술핵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을 비롯,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를 미국이 문제 삼을 경우, 북·미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

 

언제부턴지 남북관계 향방을 결정짓는 데서 불행하게도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남북관계 추진의 재량권에 한계가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합의한 것마저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이를 감안하지 못하고 합의를 했다는 말인가. 몰랐다면 무능이다. 알았다면 헤쳐나갈 용기와 결단의 부재가 문제다. 이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독자적 정책 영역의 확보다. 묻고 싶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가 미국과 북한 중 어떤 쪽을 택하고 다른 쪽은 버려야 하는 문제인지? 그것이 아니라면 설득과 협상의 문제다.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 문제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정하고, 양쪽을 설득하고 협상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우리 정부는 지금 당장 결단하고 설득과 협상의 길에 나서야 할 것이다. (본 칼럼은 제목을 바꿔 2021년 1월 12일자 내일신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 

 

 [출처: 남북물류포럼,]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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