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휴가철이라고 봐야겠죠. 장맛비가 잠시 멈추고 해가 나니, 기온이 뜨겁지만 그래도 무조건 반가운 느낌입니다.

감기 뒤끝인지, 아니면 휴가철까지 달려온 피로감인지, 요새는 아홉 시도 되기 전에 졸리고, 한번 잠에 들면 다섯 시 반까지 깨지 않고 푹푹 자네요. 건강도, 안전도 조심조심하시면서, 행복한 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1. 모짜르트, <피가로의 결혼> 중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영화 <쇼생크 탈출> 삽입곡)

https://youtu.be/un7tf_iCGPA

가장 멋진 반전이 있는 영화로 기억하고 있는 <쇼생크 탈출>에 삽인된 곡이죠. 누명을 쓰고 (아마도) 종신형을 선고받아 감옥생활을 하는 주인공의 자유를 향한 갈망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법이 거의 없는데, 이 영화는 두 번 봤습니다. 너무 멋졌던 영화, 또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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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보람, 혜화동

https://youtu.be/7_mNEE3Y96A

어린 시절 뛰놀던 동네에 나중 커서 찾아가면, 설명하기 어렵지만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DNA의 일부가 되어 우리 영혼과 육체에 녹아 있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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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 2008. 3. 9

토요일인 어제 사무실에 출근을 하는데,

왠지 5학년 아들내미를 데리고 가고 싶어 함께 갔다.

버스 안에서는 각자 졸기도 하고,

아들내미는 MP3를 듣기도 하다가,

과천에 내렸다. 점심을 뭘 먹을까,

둘이 과천 식당가를 어슬렁거리는데,

(나) 낙지 먹을까?

(아들) 왠지 낙지는 밤에 먹는 것 아녜요?

좀 더 어슬렁거리는데,

(아들) 하나도 안 변했네?

그렇다.

우리 아들내미 태어나서부터 7살 여름까지 살던 곳이 과천이었지..

내가 지금 성산동 가서 동네를 어슬렁거리면 느낄 그런 기분을 아들내미가 비슷하게 느끼는 건가?

결국 쌀국수 집엘 갔다.

 둘이 맛있게 먹고, 사무실로 가는 10여분 사이에,

요즘 개그콘서트에서 한창 인기코너인 "달인" 을 둘이서 패러디하며 걸어갔다. 둘이 낄낄거리면서..

(아들) 지난 16년간 배고픔을 한 번도 느끼지 않은 "허기 김병만"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나) 지난 16년간 개그개의 황제로 군림한 "썰렁 김병만"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말장난이란 어찌나 재밌는 건지..ㅎㅎ

PS : 오늘 아침 이 방송을 보내고 보니,

장인어른이 목욕한 손주의 머리를 매만지며 말려주고 계시다.

(나) "지난 16년간 단 한 번도 머리가 흐트러지지 않으신 '산발' 김병만 선생을 소개합니다..

" 머리 말리고 있던 아들 왈,

"지난 16년간 단 한 번도 머리를 깎지 않으신 '삭발' 김병만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한참 웃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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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용필, 단발머리

https://youtu.be/vwiWWRaXS_A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국민학생~중학생 시절에 방학 때면 엄마 손에 이끌려 외갓집에 가서 방학을 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제겐 '고향' 하면 떠오르는 곳이 고창 외갓집입니다. 지금은 세계문화유산이 된 고인돌공원이 있는 동네죠. 저는 어린 시절 외가 동네를 뛰어다니며 놀던 기억이 아주 소중하고 정겨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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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 2005. 9. 19 상상으로 다녀온 고향,

고향이 어디인가,

그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내 마음 머무는 곳은, 내겐 항상 외갓집이다. 그것도 초가집인 모양으로, 뒷뜰에 대나무잎이 바람에 사르락 소리를 내고 있고, 사립문곁에는 대추나무가 한 그루 서 있으며, 감나무 한 그루가 까치밥 몇 개를 달고 있는 그런 모양으로 떠오른다. 닭들은 마당에서 모이 주워 먹느라 바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완행열차]를 타면, 고향으로 다가가는 그 설레임이 더 길어진다. 하지만, 이젠 완행열차는 없다. 그 때 그 완행열차에서 흘러나오던, 어떤 "공중도덕을 모르는"(^^) 젊은이들이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단발머리], 이 곡은 내겐 고향-완행열차라는 생각의 다음 연결고리이다. 그런 시끌시끌함 속에서도 곤하게 떨어져 불편한 쪽잠을 자는 [사람들], 자연을 벗삼아 놀던 친구들,

마루밑에는 항상 나만 보면 짖어대던, 털이 하얀, 혹은 누런 강아지가 한 마리 꼭 있고, 부엌 한 쪽에는 꽃 눈빛 착한 송아지가 한 두 마리 있다. 쇠죽 쑤는 냄새가 있고, 마른 솔가지를 태우는 냄새도 날 듯 하다. 가마솥에 익어가는 밥냄새보다 더 좋았던 건, 여력이 남은 숯에서 익어가는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 익어간다는 생각.

정지(부엌)방에는 꼭 못된 동네청년들이 심심풀이 막걸리 내기 화투를 치면서 닭서리를 모의하고 있고...^^

전기가 없는 집들마다 호롱불을 밝히고 있지만, 보름달은 훨씬 밝게 세상을 비춰주고 있고...그 밑에서 불꽃놀이 깡통을 돌리는 아이들이 꼭 있다...이건 대보름 풍경... 가고 싶어라, 내 고향.

PS : 나이를 먹어가면, 바로 어제 일은 생각이 까막까막한데, 삼십년 전 사십년 전 장면은 아주 분명하게 기억이 난다더니, 땡제이 늙어가나 봅니다. 외가집, 매화 핀 산이라는 이름의 그 마을이 아주 또렷하게 그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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