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GSnJ 시니어이코노미스트가 집필한 특별강좌입니다.

<요약>

일본 농협의 발전과 합병운동

○ 일본 농협은 농업구조개선사업을 시작한 1960년대부터 합병을 발전전략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왔다.

○ 초기에는 정부가 나서서 합병을 주도하였지만, 농협이 농업근대화를 위한 역할 제고에 합병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농협 주도의 협동조합운동으로 바뀌었다.

○ 합병의 역사는「농협합병조성법」제정 전후와 법제정 이후의 정책배경과 합병목표, 방향, 실적 등을 고려하여 그 시기를 5기로 나눈다.

－ 합병조성법 제정 전인 제1기(1950년대)에는 출범 초기 부실조합 정리와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한 정부주도의 정책합병이 추진되었다.

－ 농업근대화를 위한 구조개선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1961년부터는 「농협합병조성법」에 근거하여 농협 역량강화를 위한 전략적 합병이 추진되었다.

－ 1961~1974년(제2기)에는 시정촌 단위를 넘어선 광역합병이 추진되었으나,

－ 1975~1984년(제3기)에는 조합 간 규모 차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었고,

－ 1985~2004년(제4기)에는 경영안정을 위한 신용사업 중심의 광역합병이 추진되었다. 특히 1988년부터는 종합농협 1,000개로 줄이기, 단위조합-전국연합회의 계통 2단계화가 추진되었다.

－ 2005년 이후 현재까지(제5기)는 농협개혁으로 쟁점이 옮기면서 합병 이슈는 사라졌으나, 신용사업 조건 악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1현 1조합의 거대합병이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 농협은 계획한 합병목표를 달성하여 조합을 규모화하고 사업역량을 제고시켜 경영을 안정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 하지만 합병이 조합과 조합원의 관계를 약화시키고, 조합의 민주적 운영을 후퇴시켰으며, 조직혁신과 역량 강화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병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농협이 60여년 이상을 합병을 발전 전략으로 활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 농협은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으며, 그 수단으로 정책합병을 선택하였고 이를 주도함으로써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자주성을 지켰다.

○ 하지만 앞으로도 합병이 미래 농협을 만들어가는 유효한 전략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회의적이다.

－ 농협 측은 합병보다 종합농협의 기능을 더 확장에서 지역조합화의 길에서 미래 농협의 모습을 찾으려 하고 있으나, 정부나 재계 등은 비현실적인 생각이라 비판하면서 기능별 산업조합으로의 분화를 주장한다.

－ 정부와 재계의 주장이 반영된 2015년 농협개혁은 종합농협의 사업별 분리 길을 열어놓았다.

○ 한국 농협은 1970년대 이후 발전전략 차원에서 합병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적이 없는데, 이제는 이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 이제는 농협이 스스로 나서서 주도하는 자기개혁의 주제로 미래 농협 만들기를 위한 합병전략의 가치와 유용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이 과정에서 일본 농협의 사례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