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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2.05
제목
소멸 위기 농촌, 다시 건강하게 하려면 / 배종하 
첨부파일
 

2025.01.26 농민신문에 기고한 GSnJ 이사  배종하 전 FAO 베트남사무소장의 글입니다.

 

   

 

소멸 위기 농촌, 다시 건강하게 하려면

 

 

 GSnJ 이사 배종하 (전 FAO 베트남사무소장)

 

 

2023년말 통계청이 발표한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할 경우 전국의 228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121개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시 단위로는 처음으로 경북의 상주시와 문경시가 소멸고위험지역에 들어섰다.

 

농촌 마을에는 이제 60대를 찾아보기도 어렵고 주민의 대부분이 70·80대 노인들인 마을이 흔하다. 내가 잘 아는 경북 북부지역의 마을에는 이장님이 그중 젊으신데 그분도 60대 중반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70·80대 노인들은 더이상 힘든 일을 하기도 어렵다. 평생을 일해온 분들이고 농사일에는 쌓인 경험이 있어 아직도 일을 하지만 힘을 쓰는 일은 더이상 이분들의 몫이 아니다.

 

매일 새벽이면 밭에 나가서 두어시간 밭을 돌아보고 오지만 걸음도 불편해 가까운 밭에도 노인전동차나 보행보조기를 끌고 가는 분들이 많다. 아침식사 후에는 마을회관에 모여 하루를 소일하다가 해질 무렵이면 집으로 가는 것이 이분들의 전형적인 일상이다.

 

우리 농촌은 건강하지 않다. 이대로 가면 10년 혹은 20년 후에는 사라질 농촌 마을이 부지기수다. 과거 농정은 국민에게 먹거리를 공급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였다. 영농기반을 정비하고 선진기술을 보급하고 기계화로 대량 생산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 농촌의 현실에서는 생산보다는 농촌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으로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농업전망’에 따르면 농업 생산은 생산성의 향상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50년을 되돌아보면 농산물 중에 핵심인 곡물의 가격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선진국의 생산은 정체 상태고 늘어난 생산량은 중국·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 대부분 이뤄졌다. 소비도 마찬가지다. 개도국들은 소득이 높아지면서 과일·채소류와 육류·낙농품의 소비가 늘고 있다. 사료곡물의 수요도 늘어나 전세계 농산물 소비 증가의 대부분은 개도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과 소비 패턴은 농업정책에도 반영돼 개도국은 아직도 생산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선진국은 농가소득 향상, 농촌의 생활 여건 개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농촌 지역사회의 발전에 관해서는 유럽이 일찍부터 다양한 정책을 펴왔다. 우리 농정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농촌으로 눈을 돌려 교육·의료·문화 등 여러 분야에 농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사회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건강한 농촌’을 만들기 위한 정책의 비중은 더 늘려야 하고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고령화를 거스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고령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젊은 인구와 귀농·귀촌하는 인구가 유입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 등 인센티브를 늘리고 노인들을 위한 의료 혜택, 돌봄서비스, 교통수단 제공 등을 확충해야 한다.

 

‘건강한 농촌’은 많은 자원을 투입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다행히 농촌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 법들이 만들어져 올해부터 시행된 점은 고무적이기는 하다. 다만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일률적인 계획보다는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예산 집행의 경직성을 줄이고 현장에서 융통성 있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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