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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03.22
제목
농정, 이제 시스템을 고민하자 / 이정환 
첨부파일
 

2023. 3. 21 내일신문에 기고한 이정환 GS&J 이사장의 글입니다.

 

   

 

농정, 이제 시스템을 고민하자

 

 

GS&J인스티튜트 이사장 이정환

 

최근 뉴스를 보면 세상이 수십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2004년 양정개혁으로 사라졌어야 하는 정부 쌀 수매량과 시기,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1년 이상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벼 재배면적을 3만7000ha 줄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농협, 쌀 생산자 단체와 함께 적정생산 성공다짐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우가격이 급락세를 보이자 한우 암소 7만두 감축 계획을 세우고 생산자 단체가 자율감축 결의대회도 열었다. 한우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정부 한우협회 유통업체 소비자 단체의 상생협약식도 있었다.

 

경제개발계획시대로 돌아가는 듯한 농정

 

무슨 결의대회 궐기대회가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쌀 재배면적이나 한우 두수가 결의대회를 한다고 얼마나 늘거나 줄지, 설사 벼 재배면적이 계획대로 준다고 수급이 맞을지 의문이다. 쌀 10a당 수확량이 날씨에 따라 100kg까지 차이가 나므로 작황에 따라 남을 수도 모자랄 수도 있다. 소비량이 계획보다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한우 암소를 계획대로 도축하면 한우 가격이 올해는 더 떨어지고 3년 후에는 치솟을 수도 있다. 과연 한우농가와 소비자에게 득이 될까.

 

쌀 재배면적 3만7000ha를 줄이기 위해 논콩 7000ha, 가루쌀 2000ha, 하계 조사료 7000ha를 심고, 지자체 주도로 1만ha에 타작물을 재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논에 벼 대신 이른바 전략작물을 심으면 ha 당 최대 430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그리고 벼 수확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다수확 품종 종자 보급을 중단한다고 하니 농가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가 작물별 재배면적을 계획하고 품종을 결정하던 '경제개발계획시대'가 있었다. 1986년 제5차 계획을 끝으로 사라졌는데 새삼 세상이 계획대로 움직일까?

 

정부는 쌀과 한우를 보지 말고 농가를 보아야 한다. 수급 물량을 계산하지 말고 시장을 보아야 한다. 논에 벼를 심는 것은 농가이고, 수급이 결정되는 곳은 시장이다. 정부는 농가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농가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가격과 수급은 시장에서 결정되고 그에 따라 농가는 작목과 품종, 재배면적을 결정해 최고의 생산성을 내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 정부 몫이다.

우선 모든 농산물의 가격과 작황의 위험을 완충하는 장치가 있어 농가는 생산성과 상품화 경쟁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상품정보가 공급업체 농가 소비자 사이에 투명하게 전달돼 속고 속임이 없고 품질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시스템을 이루어야 한다. 화려한 첨단 기술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기술개발(R&D)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나라보다 60년 이상 앞서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여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에 이른 미국 유럽 등의 경험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시스템 구축하고 관리하는 정책으로 진화해야

 

마지막으로, 시급히 노지 스마트농업이 보편화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농업취업자의 40%가 70세를 넘어 인력고갈은 시간문제다. 국내외 상황변화로 환경문제, 투입재 비용 상승과 탄소감축 문제가 농업경영을 위협하는 결정적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이를 돌파하려면 디지털 방식으로 최적 투입과 정밀 관리를 보장하는 노지 스마트농업을 이루어야 한다. 여기서도 정책은 드론이나 센서를 보지 말고 이를 이용해 서비스를 공급할 업체와 그 서비스가 거래될 시장을 보아야 한다. 정부가 스마트 농업화 계획을 세우고 지자체가 사업단을 만들어 드론과 센서 달린 농기계로 스마트 작업을 하는 사업을 할수록 관련 서비스를 공급할 기업과 시장은 자라지 못한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정부 각 부처는 당면한 현안을 당장 해결해야 하므로 긴급피난 정책을 할 수밖에 없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런 정책은 어디까지나 ‘피난’이므로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거기에 머물고 있으면 미래가 없다. 마침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가 활동하고 있으므로 적절한 역할 분담을 할 수도 있다. 물량 계획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중심 농정에서 이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관리하는 농정으로 진화해야 한다.

 

[출처: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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