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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기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9.23
제목
IPEF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이정환, 서진교 
첨부파일
 

 

   

 

국제 통상질서 변혁에 대응한 농업계의 전략적 선택(3):

 IPEF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GS&J인스티튜트 이사장 이정환

GS&J 이사 서진교(KIEP 선임연구위원)

 

 

지금 세계는 새로운 통상질서를 향해 고심하며 여러 가지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 그보다 우리나라가 이 변혁에 어떻게 참여하고 대응할 것인가는 국가 운명과 연결된 중차대한 문제이다. 농업계는 이 변혁의 실체를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적 선택을 해야 최선의 방어를 하고 변혁의 흐름에 올라탈 수 있다. GS&J는 이를 위해 ‘WTO의 미래’, ‘CPTPP에 가입할 것인가’, ‘IPEF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등 세 개 기둥으로 나누어 변화의 실체를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업계의 슬기로운 대응 방향을 세 번에 걸쳐 시리즈로 제시한다. 이번에는 그 마지막으로 ‘IPEF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한다.   

 

IPEF는 미국이 추구하는 새로운 질서, 그러나 실체가 모호하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미국은 WTO 다자체제의 대안으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려 하고 있고, 그 시도의 하나로 IPEF(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를 제안하였다. 미국의 제안에 따라 지난 5월, 13개국이 참여하여 논의가 시작되었고, 7월 26∼27 각료급 화상회의가 열렸으나 아직도 실체가 모호하다.

무역(연결된 경제), 공급망(회복력 있는 경제), 청정에너지와 탈탄소화(청정 경제), 그리고 조세와 반부패(공정한 경제) 등 네 가지 분야(pillars)로 나누어 협정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그 내용이 추상적이고 선언적이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다. 한국을 포함하여 아세안 7개국과 인도 등은 실체가 모호하므로 미국의 권유에 따라 ‘일단 참가하고 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 가지 협정 분야(pillars)는 각국이 추후 선택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신축성을 부여하고 있어 참여 부담을 줄였으나, 과연 각 분야에 몇 개국이 참여할지 알 수 없어 모호성이 더 크다.

IPEF의 실체가 모호하다 보니 미국 농업계는 아시아 시장을 확대할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여 대환영인 반면,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 시장에서 특혜를 받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동상이몽이다. 그러나 미국은 기존 FTA와 같은 시장접근 확대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어 그런 기대가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작다. 그러면 결국 어떻게 될까?

 

시나리오 1: 새로운 질서의 교두보, 중국에 공정한 무역을 압박

 

한가지 시나리오는 무역 규범, 노동, 환경, 기후변화, 탈탄소화, 반부패 등에서 미국이 원하면서도 WTO에서 이루지 못한 진보적 조치에 합의하고 참여국을 확대하여 새로운 질서의 교두보를 확보하면서 중국에 공정한 무역을 압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수 있을까?

FTA는 체약국간에 배타적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체약국에 상호이익이 되고, 체약국 이외 국가에 어떤 요구도 하지 않으므로 마찰 없이 평화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IPEF가 규범, 노동, 환경 등에서 체약국에 추가적 규제를 요구하는 것이라면 이 규제를 받지 않는 비체약국에 이익을 주는 결과가 되므로 유지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노동착취 문제를 안고 있는 말레이시아 상품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려면 IPEF에 따른 규제를 받는데, 비체약국인 중국 상품은 그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면 말레이시아가 불리해진다. 이런 모순을 방지하기 위해 비체약국에도 일방적으로 추가적 규제를 요구하면 국제적 합의가 없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분쟁이 될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이 확대되면 결국 국가간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시나리오 2: 인도 태평양지역 경제협력체,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제동

 

또 다른 시나리오는 디지털 무역 등에 대한 각종 표준을 선도하고,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의 협력, 디지털 제품과 식량안보를 위한 공동 투자와 참여국간 밸류 체인 구축 등 경제협력체, 일종의 경제동맹이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견제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미국의 의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8∼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14개국 장관급 회의에서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참여국에 투자와 기술지원 등 경제적 이득을 제공하여 참여의 유인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미국이 그런 유인을 제공할 경제적 여력이 있을까는 의문이다. 미국은 우리나라나 일본이 그 역할을 분담하기를 희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런 경제적 여력도 문제지만 자국에 돌아올 이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두 나라 모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다.

 

농업계의 선택: 적극적 반대보다 상황 변화 모니터링, 농정 전환에 집중하자

 

요컨대 IPEF는 아직 성격이 불분명하지만, 결국 경제협력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 전망도 밝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농업계가 피해를 우려하여 IPEF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무역 분야(pillar)에 농업이 의제로 포함되어 있으나, 시장개방보다는 규범에 관한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소위 모범 관행을 강조하면서, 검역을 포함하여 통관 원활화와 투명성 제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규정을 만들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경우 농산물 수출 대국이면서 관련 규범과 조직이 잘 준비된 미국에 제일 큰 이득이 돌아가는 결과가 되어 다른 참여국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으므로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요컨대 실체와 영향이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서 농업계가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반대하기보다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면서, 어차피 WTO, CPTPP에서도 쟁점이 될 모범관행, 통관 원활화, 투명성 제고 등에 대비를 하면서 앞에서 언급한 농정 전환 요구에 집중하는 전략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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