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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4.05
제목
인수위가 농정사에 한 획을 그으려면 / 이정환 
첨부파일
 

내일신문에 기고한 이정환 GS&J 이사장의 글입니다.

 

   

 

인수위가 농정사에 한 획을 그으려면

 

 

GS&J인스티튜트 이사장 이정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로운 농정사업을 국정계획에 밀어넣으려고 하기보다 정책과 예산을 법률로 규정하는 농정체계 개혁에 집중하기 바란다. 구체적 농정사업은 정부 출범 이후 농림축산식품부 주도로 현장토론 등을 거쳐 수립해도 늦지 않고 그것이 더 바람직하다. 그러나 농정이 법률과 중기재정계획에 따라 시행되도록 하는 개혁은 부처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므로 인수위 차원에서 추진하지 않으면 이루어지기 어렵다.

 

선진국 농정, 법률적 중기 농정·재정계획에 의해 정해지고 집행

 

미국은 5년 단위 농업법(Farm Bill)에 농정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을 의무적 지출 사항으로 규정한다. 전체 농업예산의 90% 가까이가 이렇게 규정된 의무적 지출이다. 따라서 농업법을 논의하는 기간 내내 치열한 논쟁을 통해 정책이 입안되고, 일단 농업법이 통과되면 적어도 5년간 그 정책은 계속되고 필요한 예산이 의무적으로 책정된다.

 

EU는 7년간 시행할 정책을 공동농업정책(CAP)에 규정하면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 규정(Regulation)과 공동시장규칙(CMO)으로 예산과 함께 확정된다. 요컨대 선진국 농정과 예산은 법률적 중기 농정·재정계획에 의해 정해지고 집행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통령과 장관, 그리고 실무자가 당시 상황에 관한 판단 또는 현장 요구에 따라 정책사업을 결정한다. 그러나 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언제라도 사라진다. 이런 농정체계는 정책사업이 충분한 검증이나 논의 없이 도입될 위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농정자원을 낭비한다.

 

매년 농식품부와 산하 관서 직원들은 예산부처와 국회를 찾아가 소관 사업예산을 따려고 노력을 다한다. 예산을 따면 그 직원은 유능하고 장관은 능력있다고 평가받는다. 예산을 확보하는 일 자체가 목적이 되어 기존 사업은 잘 포장하고, 뭔가 그럴듯한 새로운 정책사업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정책사업이 수백가지가 넘고 총예산이 14조원을 넘지만 어떤 정책사업이 있고 얼마가 쓰이고 있는지 전체를 꿰고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수많은 사업이 농정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서로 충돌하지는 않는지 알 수도 없다.

 

다행히 올해 5년 단위 법정계획인 '농업 농촌 식품산업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새정부의 농정계획으로 하고, 여기에 재정계획을 붙이면 의무적 지출 중심의 선진국형 농정체계가 완성될 수 있다. 농정의 기본 목표와 이를 이루기 위한 4∼5가지 프로그램을 세우고 그동안 현상 대응, 현장 요구에 따라 도입된 수백가지 예산사업은 각 프로그램에 과감하게 통합·정리한다.

 

농식품부는 매년 예산을 따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귀중한 시간과 자원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이를 법률화하는 데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장관은 법률제정 과정을 통해 농정의 큰 방향을 생각하고 토론해 농정과 예산을 실질적으로 장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의무적 지출 중심의 선진국형 농정체계 완성해야

 

동시에 중앙정부가 전국적으로 같은 기준에 따라 직접 시행할 농정사업과 지자체에 포괄예산 방식으로 지원할 것으로 나누자. 포괄예산 방식이란 예산의 목적과 성과평가 기준만 정부가 정해 배정하고 지자체가 그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어 집행하는 것이다. 정부가 매년 정해진 목적 달성 정도를 평가해 예산 지원의 계속 여부를 결정하면 지자체는 예산을 따는 데 쏟아붓던 노력을 성과를 높이는 데 집중해 예산의 효과성이 높아질 것이다.

 

현재는 정부가 매년 세부 사업을 정하면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이를 따낸 후 자체 예산을 얹어 시행하므로 지자체 농정과 재정이 중앙정부 정책사업에 예속되어 자체 예산조차 지역의 필요와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

 

이번 인수위가 이상과 같은 농정체계 개혁에 성공한다면 농정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기억될 것이다.

  

[출처: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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