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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기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09.24
제목
농산물 가격문제, 공동마케팅으로 풀어야 / 양승룡 
첨부파일
 

2021.9.24 농민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양승룡 고려대 교수의 글입니다.

 

 

 

농산물 가격문제, 공동마케팅으로 풀어야

 

  

 

GS&J 연구위원 양승룡(고려대 교수)

 

한국 농업은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어렵다. 대부분의 농민은 최선을 다해 일하는데 농업은 왜 점점 더 어려워질까? 이는 근본적으로 경쟁 때문이다. 경제이론은 산업구조를 완전경쟁, 독점적 경쟁, 과점, 독점시장으로 나눈다. 산업이 속한 시장의 경쟁 상태를 기준으로 분류한 것이다. 완전경쟁 시장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가격 결정의 공정성 측면에서 가장 완벽한 시장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완전경쟁 시장에서는 이윤을 얻을 수 없다. 만약 돈을 벌 수 있다면 그 소식이 주변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누구나 시장에 진입해 품질 차이가 없는 동일한 상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완전경쟁 시장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기에 가장 가까운 산업이 농업이다. 소득작목으로 소문나면서 재배면적이 2007년 2.4㏊에서 2018년 3700㏊로 1500배 이상 급증해 모든 재배농가가 어려움에 처한 블루베리가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농업에는 이같은 일이 비일비재하다. 농업은 수많은 생산자가 품질 차이가 거의 없는 상품을, 가격과 수급 정보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팔기 위해 경쟁하는 산업이다. 농산물시장은 원래 경쟁적이었지만, 최근 세계 무역질서 변화는 한국 농업을 더욱 극심한 경쟁 속으로 몰아넣었다. 통계에 따르면 1995년과 2004년을 기점으로 농업소득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1995년은 농산물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된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해고, 2004년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수많은 FTA의 원년이다. 오늘날 우리 농산물시장은 거의 100% 개방 상태에 있다. 이는 우리 농민들이 세계의 가장 생산성 높은 농민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함을 의미한다.

 

거대 자본과 월등한 정보력으로 무장한 대형 유통업체도 농업이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무서운 경쟁 상대다. 여기에 빅데이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더욱 현명해지고 까다로워진 소비자들도 설득하기 어려운 난적이다. 한국 농업의 생존은 이런 경쟁의 본질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 농업에 필요한 것은 마케팅이다. 마케팅은 상품 차별화와 브랜드화를 통해 내 상품을 특별히 좋아하는 소비자를 만들어 반복적 구매를 유도하고, 상품 가격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한다. 마케팅은 완전경쟁적 농업을 (일정 범위에서) 독점적 지위를 얻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는 일이다. 농산물 마케팅은 농업이 극심한 경쟁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제도나 정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깊은 전문지식과 폭넓은 경험을 요하는 일이다. 농가 스스로 마케팅을 이해하고 경영의 전 과정에 마케팅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규모나 전문성 측면에서 개별 농가가 시행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공동마케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산지 조직화가 이뤄져야 한다.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미국의 <선키스트> 같은 세계적 브랜드 파워의 원천은 공동마케팅에 있다. 우리도 농협을 중심으로 공동브랜드나 공동판매 등 공동마케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공 사례는 눈에 띄지 않는다. 브랜드마케팅 자체가 어려운 이유도 있지만, 공동마케팅에 편승해 자신만의 이익을 취하는 무임승차(Free-Riding)가 큰 원인이다. 이런 이기적 행태는 애써 구축한 공동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구성원들의 단합을 해치는 치명적 폐단이다. 공동마케팅만이 월 농업소득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 농가들이 가야 할 길임을 이해하고 농민들의 마음을 모아야 할 것이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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