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산지 쌀값 강보합
모호성으론 미·중을 상대
WTO, 포용의 다자체제로
[박석두의 농지제도 톺아
노숙자에게 말을 걸자 튀
정부 농지관리 개선방안
농산물 가격의 불편한 진
농산물 유통구조 ‘고질적
[심포지엄] 거대한 변화
아름다운 자연 느끼기
GS&J 논단/강좌
 
Home > GS&J논단 > 칼럼/기고
   
칼럼 / 기고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04.06
제목
부동산 투기꾼! 돌팔매질만 할 것인가 / 이정환 
첨부파일
 

2021. 4. 6  내일신문에 기고한 이정환 GS&J 이사장의 글입니다.

 

   

 

부동산 투기꾼! 돌팔매질만 할 것인가

 

 

GS&J인스티튜트 이사장 이정환

 

 부동산 문제가 온 나라를 삼키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택지개발사업을 부랴부랴 추진하던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예정지 농지에 투기를 했다는 뉴스가 전국을 강타했다. 농지제도가 엉망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정부는 부동산투기 근절대책, 농지투기 방지대책을 마련한다고 야단이다. 농지를 매입했거나 다주택을 소유한 정치인과 공직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하자는 주장도 난무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수십년간 수많은 사람이 아파트와 농지를 사고팔아 돈을 벌었음을 너나 할 것 없이 알고 있던 일 아닌가? 그런데 정부는 어떻게 아파트와 농지거래로 돈을 버는 일이 없게 할 수 있다고 믿었을까?

 

자산보유, 자본주의 사회의 당연한 선택 인정해야

 

농지는 우리 생명과 삶의 질에 직결된 먹거리를 생산하는 대체불가능한 요소다. 아파트는 우리가 생활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보호막(shelter)이다. 이것이 돈을 버는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농지와 아파트는 농사나 거주 목적에 합당하게 이용되어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대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농지와 아파트가 농사나 거주의 의미를 넘어 자산이 되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우리나라 자산의 70%가 아파트와 토지 중심의 부동산 아닌가.

 

농지 수익성은 ㎡당 연간 380원에 불과하지만, 광명시 농지는 ㎡당 24만원에서 130만원에 거래된다. 인구감소로 소멸 위험 1순위라는 경북 의성이나 정약용이 귀양갔던 전남 강진의 농지도 ㎡당 30만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 경제성장으로 택지 공공용지 공장용지 수요는 늘어나고 매년 2만ha 농지가 그런 목적으로 전용된다. 지금은 한해에 380원밖에 못버는 농지지만 언젠가는 수십만원, 수백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경험칙이 지배한다.

 

100만 농가 중 70세 이상이 46%나 된다. 그나마 매년 1만8000호씩 줄고 아들딸이 상속받는 농지는 늘어난다. 그러나 농사를 그만두어도 상속을 받아도 농지를 팔지는 않는다. 앞으로 훨씬 비싼값에 팔 수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지의 절반 가까이가 임대 농지고, 이를 빌려 남아있는 농가가 경작면적을 넓힐 수 있었다. 섣불리 농지 임대차를 규제하면 살 돈도 없지만 모두가 자경하겠다고 나서 경작규모 확대를 생각할 수도 없게 될 것이다.

 

돈을 벌 수 있는 자산을 사려고 하고, 보유하려고 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자연스럽고 당연한 선택임을 인정해야 한다. 강남의 아파트를 수십년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나 어제 산 사람이나 다 같이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수십년간 농사지은 사람이나 어제 매입한 사람이나 농지가격 상승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의 선택은 투기여서 발본색원 대상이고 누구의 행동은 보호되어야 할까?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세금으로 이익공유, 대의 합당하게 이용 보장하는 게 답

 

서울의 아파트는 수십년간 엄청난 공공투자와 민간자본이 축적된 뛰어난 교통 문화 의료시설의 외부효과를 누릴 수 있고, 신분상승 효과까지 선사한다. 경제성장 효과가 차곡차곡 쌓여 그 과실을 소비하는 것이다. 가격상승은 피할 수 없다. 정부가 낮출 수도 없지만 나설 필요도 없다. 다만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누리는 혜택과 가격상승은 우리 사회가 이룬 경제발전의 과실이므로 이를 나누어야 공정하다. 농지가격 상승도 경제성장으로 전용 수요가 증가한 데 기인하므로 그 이득을 나누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그런 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물론 소득이 없는 사람을 위해 보유세를 이연하여 양도소득세와 연계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농지는 농사목적으로 매입을 제한하고, 아파트처럼 매년 외부효과를 누리는 것이 아니므로 보유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것이다. 또한 거주나 농사목적으로 팔고 다시 살 때는 양도소득세를 이연하여 거주이전과 영농장소 변경의 자유가 속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본인의 거주나 영농 목적과 관계없이 소유권이 이전되는 시점에 정산하면 된다. 그것이 이익공유의 목적에 부합한다.

 

부동산 투기꾼이라고 돌팔매질만 할 것이 아니라 아파트나 농지의 소유자만이 누리던 경제발전의 과실을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로 공유하고 주거와 농사라는 대의에 합당하게 이용을 보장하는 제도개혁, 그것이답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한 어떠한 감시와 처벌도 투기를 잠재우지는 못한다. 투기꾼이라는 돌팔매질은 지나가면 그만이다. 

  

 [출처: 내일신문]

 
댓글
아이디 비밀번호

다음글
서비스무역 강국, 갈 길이 멀다 / 서진교
이전글
중국의 EU대사 초치를 보는 눈 / 서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