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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4.07.25
제목
쌀 관세화…사회적 갈등 원인과 과제 / 임정빈 
첨부파일
 

2014. 7. 25 농민신문에 실린 GSnJ 연구위원 임정빈 서울대 교수의 글입니다.

 

 

쌀 관세화…사회적 갈등 원인과 과제

 


GSnJ 연구위원 임정빈(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18일 정부가 대외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쌀을 관세화 방식으로 수입하기로 결정한 후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다양한 신문과 방송매체들은 연일 관세화 전환과 관련한 찬반양론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쌀 관세화는 세계무역기구(WTO)농업협정의 기본원칙인 ‘예외 없는 관세화’에 대한 특별조치의 시한만료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쌀은 WTO 농업협정문에 근거해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및 2004년 쌀 협상을 통해 두차례에 걸쳐 관세화를 유예받았다. 하지만 그 대가로 매년 일정물량의 쌀을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으로 의무 수입해 왔다. 쌀 관세화 유예조치를 받은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는1995년 5만1000t에서 시작해 2014년 40만9000t까지 매년 양을 늘리며 쌀을 수입해 온 것이다.  

 

올해 의무수입물량은 지난해 국내 전체 쌀 소비량의 9%에 달해 쌀 수급관리 부담뿐 아니라 가격하락의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즉 관세화 유예가 항상 우리 쌀산업 보호에 유리한 것 만은 아니다. 예컨대 우리와 같이 쌀 관세화를 유예받았던 일본과 대만은 부여받은 관세화 유예기간 만료에 앞서 관세화로 전환했다. 유예의 대가로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이 관세화를 통한 수입물량보다 커 자국 쌀산업에 오히려 부담을 준다는 판단에서다. 만일 우리가 다시 관세화 유예를 받으려면 쌀 수출국은 물론이고 WTO 이해당사국들에게 추가적인 쌀 의무수입물량 증량뿐 아니라 다른 품목에 대한 혜택도 제공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이 국내 쌀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냐가 우리의 선택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쌀 관세화 전환을 둘러싼 농업인단체와 정부 사이의 첨예한 갈등은 관세화 유예가 항상 최선이라는 잘못된 믿음과 함께 정부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에 기인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쌀 관세화 전환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예상보다 크게 만든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이는 정부의 대내협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과 전략 부재에 있다. 실제 쌀 관세화 전환 문제는 이미 국제 쌀값이 크게 상승한 2008년부터 논의돼 온 오래된 주제다. 특히 2008년 이후 조기에 관세화할 경우 우리가 설정 가능한 쌀 관세상당치(TE), 국제 가격과 국내 가격, 환율 등에 대한 전망을 통해 의무수입물량 이상으로는 외국산 쌀이 수입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분석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쌀농업 보호를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관세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높았었다. 만일 당시 정부 당국자들이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으로 농업인단체를 설득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관세화를 추진했다면 쌀 수입량은 지금보다 10만t 이상은 적었을 것이다.  

 

최근 농업계에서도 대체적으로 의무수입물량 추가 증량을 통한 관세화 유예 연장은 국내 쌀산업 피해를 늘릴 것이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쌀 관세화 전환 결정과정에서 나타난 사회적 논란의 증폭은 다시 한번 우리 정부가 이해관계자에 대한 적극적 의견수렴과 이해조정 능력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무튼 이제는 쌀 관세화 전환 과정에서 이해당사국들과 벌일 협상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인지에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소모적인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농업계의 우려와 관심사항을 사전에 반영하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일본이나 대만이 적용했던 관세에 버금가는 높은 관세 수준을 관철시킬 수 있는 효과적 협상전략과 논리 마련에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정부는 쌀이 국내 농업에서 가지는 의미와 영향력, 관세화 전환에 대한 쌀 농가의 불안감 등을 감안해 쌀 가격을 안정시키고 농가의 소득과 경영을 안정화할 수 있는 방안도 철저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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