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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05.04
제목
코로나19 사태와 다시 고개 드는 식량위기 / 양승룡 
첨부파일
 

2020.04.29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양승룡 고려대 교수의 글입니다

 

   

 

코로나19 사태와 다시 고개 드는 식량위기

 


GS&J 연구위원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치명적인 질병이 지구촌 모든 국가에 엄청난 고통과 시련을 주고 있다. 불과 5개월 만에 확진자가 300만명에 이르고 수십만명이 생명을 잃었다. 이 지구적 전염병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최종적으로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에 이를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특히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방역시스템이 낙후된 개발도상국이나 최빈국의 피해는 상상을 불허한다.

 

이 질병은 소중한 인명 손실에 그치지 않고 세계 경제에도 엄청난 충격을 가하고 있다. 전세계 국가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넘어 재택근무와 집에 머물기 등 지역사회와 국가 전체를 봉쇄하는 극단적 처방을 내리면서 경제활동이 전면 중지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미 각국의 실업률 등 모든 경제지표가 급격하게 악화해 1930년대 세계대공황을 뛰어넘는 경제침체가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2006년부터 7년간 지속한 글로벌 식량위기가 악몽처럼 되살아나고 있다. 2005년 미국의 바이오에탄올 정책으로 촉발된 곡물 가격 상승이 수출국의 수출 제한 정책과 국제 투기자본의 가세로 순식간에 폭등세로 바뀌면서 소위 애그플레이션이 시작됐다. 이 기간 식량안보가 취약한 식량수입국과 최빈국에서 대규모 식량폭동이 발생해 수많은 인명 피해가 일어났다. 적지 않은 정부가 전복되는 사회·정치적 급변을 맞았다. 애그플레이션은 식량안보가 국가 존립의 기반이라는 오래된 명제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사태는 다시 식량위기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20년 3월부터 시작된 캄보디아·베트남·러시아 등 주요 곡물수출국들의 수출 제한 조치가 줄을 잇는 가운데 쌀 가격은 2013년 이래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밀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각에선 최근 식량가격지수가 여전히 안정적이고, 국제 곡물재고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권장 수준 이상의 여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식량안보 우려는 과도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로 필자가 매월 발표하는 ‘국가식량안보지수(National Food Security Index)’는 이집트와 이라크 등 만성적인 식량안보 위험국가를 제외하면 커다란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 수치들은 세계 경제의 일시적 정지에 따른 급격한 수요 위축과 국제물류의 동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다. 국가식량안보지수는 자국의 수요를 국내 생산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능력과 부족한 곡물을 국제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구매력, 그리고 국제시장의 재고 상황에 따라 결정되도록 구성돼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의 증대는 기축통화인 달러의 가치를 높이고 각국의 신용등급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는 달러로 결제되는 곡물에 대한 구매력 약화를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파종기에 필요한 인력과 비료·농약 등 농자재 조달에 차질이 생겨 올해 생산이 필요 수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애그플레이션의 트라우마를 가진 수출국의 수출 금지와 수입국의 가수요, 0%대 금리시대의 넘쳐나는 투기 수요가 합쳐져 식량안보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기상이변, 메뚜기떼 공격 등이 겹친다면 식량위기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정부는 식량안보가 국가 경영의 기본임을 명심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필자는 실증 분석을 통해 식량자급률 제고가 무역자유화보다 식량안보에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국가 전체의 식량안보 못지않게 불균형이 극심한 소득계층별 가계식량안보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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