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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9.03.26
제목
최저임금, 주휴수당, 임금체계 개편 / 박병원 
첨부파일
 

2019. 3. 21 조선일보 에 실린 GS&J 이사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글입니다.

 

 

최저임금, 주휴수당, 임금체계 개편 

 

 

GS&J 이사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작년 16.4%, 올해 10.9%라는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과 겹쳐서 주휴수당을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명시한 것을 놓고, 노동부(고용노동부라고 불러주고 싶은데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는 1953년부터 행정지침으로 일관되게 운영해 오던 것을 법령에 명시한 것 뿐이므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일주일에 하루는 '일을 안 해도 임금을 주라'는 유급주휴는 1953년부터 근로기준법에 있었다.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시 이 법정 유급주휴(보통 일요일을 의미)의 급여와 근로시간을 각각 분자, 분모에 넣어서 계산하도록 행정지도를 해왔다. 2004년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는 노는 토요일(약정 유급주휴라고 한다)의 임금과 근로시간도 분자, 분모에 넣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한다. 이는 일주일에 4시간 일을 덜 하고 월급을 깎지 않아서 유급 휴일이 된 것이지 임금을 더 준 것은 아니다.

 

월급 속에 법정·약정 유급주휴 분의 임금이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이유이다. 그런데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월급을 시간급으로 환산해야 한다. 대법원의 판례는 실제로 일을 한 174 시간(주 40시간×4.35주)으로 나누라는 것이고, 노동부는 분자에 법정 유급휴일의 급여가 포함되어 있으니 분모에도 그 유급휴일의 근무시간 35시간(주 8시간×4.35주)을 더해서 209시간으로 나누라고 한다.

 

실제로 일한 시간을 따져서 일당, 주급을 받는 경우에는 단순히 환산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돈을 더 주는 것이어서 주휴수당에 대한 인지도가 사용자, 근로자 모두 더 높다고 한다. 그러나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했다고 임금을 20% 더 주고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실태 파악조차 돼있지 않다. 알바를 쓰는 가게들 대상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63%가 알고 있지만, 그 80%가 쪼개기 알바를 쓰든가 가격 인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답한 것을 보면 주휴수당을 챙겨 주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노동부의 추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못 받는 임금근로자의 수가 2001년 58만명에서 2017년 266만명까지 늘었다. 이 기간 중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7.5%였다. 2년만에 29.1%가 오른 금년에 이 숫자는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이들이 최저임금의 20%(40 시간당 8시간)에 해당하는 주휴수당까지 챙겨받고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면 2년 만에 54.9% 임금을 올려 주어야 범법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사용자는 폐업의 위기에, 근로자는 실직의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문제 인식은 하고 있는 것 같다. 현행법상 최저임금에 '지급주기가 한 달 이내인 현금지급'만 포함하게 되어있는 모순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조금 열어 준 것이 그것이다.

 

예컨대, 이번에 기아차에서 합의한 것처럼 2개월마다 100% 지급하는 상여금을 매월 1/2씩 지급하도록 취업규칙을 바꾸면 (지급주기 2개월이 1개월로 된다!) 한꺼번에 임금을 50% 올려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원래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되지만 이것만으로 최저임금법 위반을 면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의견'만 묻고 무마해 주면서 취업규칙 개정이 진행 중인 기업에 대해서는 "6개월간은 위반상태를 묵인해 줄 터이니 빨리 고치라"고 하고 있다.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인식하고도 기업에게 "알아서 해 보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국회가 정년 60세를 의무화할 때 기업의 임금 부담과 청년 고용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법 19조의 2를 신설해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했을 때의 재판(再版)이다. '하여야 할' 사람이 정부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정부는 수수방관했다. 일종의 직무유기다.

 

2013년 말 통상임금의 '산입 범위'를 확대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정부가 기업과 노동계를 설득해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를 통상임금과 일치시키고 전반적인 임금체계를 단순화·유연화하는 전면적 개편을 주도했어야 했다. 근로자 개개인에게 임금과 근로시간 면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하면서 체계정비만 하는 것도 못하는 나라라면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출처: 디지털타임스]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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