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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10.22
제목
미 의회의 농업법 개정과정이 부러운 이유 / 임정빈 
첨부파일
 

2018. 10. 15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임정빈 서울대 교수의 글입니다.

 

   

 

미 의회의 농업법 개정과정이 부러운 이유

 


GS&J 연구위원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현재 미국에서는 농업법 개정 작업이 한창이다. 향후 5년(2019~2023년)간 농정의 방향과 지침이 될 법을 손질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국내외의 농업환경 변화를 감안해 품목별 농가 지원, 환경보전, 농산물 무역, 국민영양, 농작물보험, 농촌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패키지로 묶어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이를 농업법에 담는다.

 

미 농업법은 일반적으로 상·하원의 개별 농업법안 제출, 상·하원의 단일안 마련 및 입법, 그리고 대통령의 재가와 서명이라는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이를 위해 9월5일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위원회가 열렸다. 여기에서 상·하원 대표들은 최근 미국 농가경제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앞으로 농업경영의 안정성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농업법을 이른 시일 내에 개정하자는 데 합의했다.

 

 미국의 농업법 개정과정을 지켜보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미 의회는 현행 농업법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전부터 이해관계자와 관련 단체에서 농업법 개정 때 반영해야 할 의견을 받는다. 그후 의회 주도아래 오랜 시간을 들여 지역별·분야별 토론회와 청문회를 거친 뒤 향후 5년을 좌우할 농정 방향과 시책을 수립한다. 특히 농업법 입안과정에 농민과 농민단체, 지역의 산업체, 소비자단체, 환경단체 관계자, 각계 전문가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를 통해 농업·농촌 문제에 대한 이해증진은 물론 농업·농촌 문제를 보다 심도 있게 다루게 된다. 주체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갈등과 분쟁의 소지를 상당 부분 줄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5년 주기로 이뤄지는 미 농업법 개정과정에서 상·하원 의원들의 적극적인 청문회와 설명회 활동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미 상·하원의 농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각 지역과 기관·단체로부터 제기된 의견들을 모아 핵심 쟁점의 경우 거의 매주 한차례 이상 청문회와 설명회를 개최해왔다. 특히 하원은 매주 금요일을 ‘농업법의 날(Farm Bill Friday)’로 지정하고, 의원들이 자신의 주장에 대해 설명한 후 그 의미와 파급영향에 대해 논의한다.

 

이렇게 의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농업법이 개정된다. 국가 재정운영계획과 연계해 5년 주기의 종합적 농업정책을 수립함으로써 농업정책에 대한 생산자들의 합리적인 영농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향후 5년간 주요 품목별 농가 지원정책을 농민들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각자 농장의 특성에 따라 안정적인 영농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아직도 단기적인 농업현안을 해결하는 데만 매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미래농업과 농정의 틀을 마련하는 데는 소홀하다. 쌀 목표가격 문제를 보자. 쌀 목표가격 설정 때마다 논란과 갈등이 되풀이되는 것은 농정 방향과 시책에 대한 큰 틀에서의 논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농정의 기본 틀을 마련하고, 농업여건 변화에 따라 이를 수정해나가는 것이 현안에 대한 단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농업·농촌·농민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청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안목을 길러야 한다. 이를 통해 맞춤형 정책을 끊임없이 개발해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나가는 정부와 정치권의 모습을 보고 싶다. 사실 우리나라 국회에서 개최되는 정책토론회와 세미나는 대부분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책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축사만 남긴 채 떠나, 본격적인 토론시간에는 그들을 보기 어려웠던 것이 필자만의 경험일까?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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