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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07.24
제목
농촌 생활문화 예찬 / 이선철 
첨부파일
 

2018. 7. 23  농민신문에 실린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의 글입니다.

 

 

 

농촌 생활문화 예찬

 

 

 
GS&J 연구위원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숙명여대 대학원 교수)

 

 

 강원 평창의 산골마을, 한두대씩 나타나는 차에서 여성들이 악기를 들고 내린다.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우쿨렐레 동아리 회원들이다. 폭염 속에 하루쯤 쉴 만한데 빠짐없이 출석한다. 도대체 이 열정은 식을 줄을 모른다. 하루의 피곤과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연습과 연주에 몰두한다. 잠시 쉴 때면 웃음이 터지고 이야기꽃도 핀다. 다시 목청껏 노래를 부르다보면 활기를 찾고 삶의 여유를 갖게 된다.

 

팔순이 넘은 할머니들은 또 다른 팀을 만들어 열심히 연습한다. 자꾸 까먹고 손이 말을 안 듣지만 그래도 실력은 나날이 늘어간다. 뭔가 두드리거나 노래 부르는 일보다 훨씬 어려운 게 선율 악기인데, 이제 능숙하게 코드를 잡으며 노래와 연주를 함께한다. 지역행사에 단골로 초대돼 열화와 같은 호응도 받는다. 인생에 이렇게 박수를 받은 일이 있나 싶어 기운이 나신단다.

 

마을회관에서의 여가가 술판과 고스톱이 전부일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문해교육이라 해서 뒤늦은 공부로 한글을 깨치면 시로, 수필로 써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노인의 지혜와 인생의 경륜이 느껴지는 감동의 작품으로 승화된다. 섬세한 감성으로 그리는 그림 속에는 자연이 담겨 있고 손자가 있고 그리운 어머니가 있다.

 

평창에는 ‘사글사글’이라는 동아리도 있다. 사진과 글을 좋아하는 주민들의 활동인데, 지역을 사랑하는 방송작가 출신의 사진작가가 찾아가 지도한다. 주민들은 각자의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담는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미지는 한편의 영화와 같다.

 

무뚝뚝하기만 할 것 같은 농촌의 남성들도 예외가 아니다. 색소폰 동아리며 밴드 동아리, 기타 동아리가 인기다. 고단한 하루 일과가 끝나면 모두 근사한 밴드맨으로 변신한다. 토마토농장 주인은 풍물패 상쇠이자 구음 담당으로 민속놀이 보존의 주인공이다. 민요 가락에 마을 특산물 홍보 문구를 넣어 농산물 판매에 힘을 보탠다. 목공과 공예 활동 또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는 멋진 수제 가구로 변신하고 예쁜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따로 교육이 필요 없다. 유튜브가 훌륭한 강사이자 살아 있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지역 아이들로 이뤄진 오케스트라가 자금난을 겪자 어머니들이 똘똘 뭉쳐 오케스트라를 살려냈다. 아이들의 유일한 문화생활이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농촌에서 자라면서 자연과 예술을 체험해 위대한 인물이 됐다.

 

교회나 사찰은 농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문화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여름철만 되면 교회나 사찰은 여름학교나 캠핑 장소로 바뀐다.

 

이렇듯 농촌주민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생활 속에서 예술을 즐기고 있다. 농촌이 문화 소외지역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한다. 농촌생활을 떠올릴 때 몇가지 대표적인 염려 중의 하나가 문화생활의 빈곤이다. 하지만 최근 농촌을 돌아보면 지역자원을 활용해 도시 못지않은 문화활동을 하고 있다. 농촌의 여유로운 생활방식에 인정 넘치는 인심과 맛있는 먹거리가 더해져 농촌의 생활문화 프로그램은 그 어느 문화센터 강좌보다 풍성하게 변하고 있다. 삶의 질은 문화에 의해 좌우된다. 생활문화는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주민을 결속시키며 일상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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