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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4.08.14
제목
아내와 함께한 8박 10일의 발칸여행(2), 트리에스테, 류불랴냐, 자그레브 
첨부파일
 

이 여행기는 GS&J 허윤진 연구위원님이 쓰신 글입니다.

 

 

발칸여행(2),

트리에스테(이탈리아), 류불랴냐(슬로베니아), 자그레브(크로아티아)

 

 

 

  트리에스테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어제 공항서 들어오면서도 보았지만 참 예쁜 항구 도시다. 인구 20만의 도시라는데, 고층거물이 없고 넓게 퍼져있어 제법 큰 도시같아 보인다. 본래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에 속해있었는데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로 귀속이 되었단다. 그래서 아직도 항구 물동량의 3분의 1은 오스트리아 물동량이란다. 도시의 집들도 큼직큼직한 게 오스트리아의 냄새가 난다. 제2차 세계대전 시 이탈리아는  패전국이었지만, 제1차 세계대전시에는 연합국에 속한 전승국이었고 전리품도 챙겼다. 지금의 이탈리아 동북부 돌로미티 지역은 제 1차세계대전후 오스트리아로부터 이탈리아로 귀속이 되었는데, 이들 지역은 독일어가 통한다.

 

 

 트리에스테의 요트항에 정박해 있는 요트들

 

                         


  일찍 일어나 도시를 약 30분 산책한 후, 아침식사를 하러 호텔식당을 들어가니 우리 일행이 벌써 아침을 먹고 있다. ‘안녕하셔요’라고 약간 소리 높여 인사를 하고, 어제 뮌헨공항서 밤늦게 합류한 부부에게는 미안해 할 것 같아 ‘고생했습니다’라고 짧게 낮추어 인사를 했다.


  8시 반 출발 예정이었는데, 어제 뮌헨공항의 사건도 있어서인지 모두 출발 10 분전 탑승완료. 버스는 8시 반 슬로베니아수도 류블라냐로 출발한다. 류블라냐로 가는 길은 숲이 아름답다. 울창한 숲 사이로 군데군데 보이는 농지는 소맥 대맥 옥수수를 심어져있고, 또 유채 해바라기를 심는단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나무들의 잔가지가 모두 부러져 있다. 지난해 눈이 6미터나 내려 눈 무게를 나뭇가지가 견디지 못하고 모두 부러졌다 한다. 온 숲의 나뭇가지가 다 부러져 있고, 유심히 볼수록 큰 재앙이었는데, 물론 6미터라는 눈이 일시에 내린 것은 아닐테지만 최근 세계적인 기후변화와도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본다. 최근에는 홍수가 났었다지.

 

 


트리에스테에서 류블랴나로 가는 길, 자세히 보면 꼭대기 가지가 부러져 있다.

 

 


  슬로베니아는 면적은 남한면적의 5분의 1 정도지만 인구는 200만 명밖에 안되고 국민소득은 약 2만 2천불 수준이라고 한다. 수도인 류블라냐의 인구는 약 15만 명, 예전 유고 연방시절에도, 연방 내 소득이 제일 높아 코소보나 마케도니아처럼  소득이 낮은 지역으로 자신들의 부가 이전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오스트리아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의약과 제철공업이 발달했고, 납 아연등 양질의 지하자원도 많다고 한다.

 

  인종은 슬라브족인데 남슬라브인 크로아티아와는 다른 서슬라브란다. 로마가 동로마와 서로마로 분리된 이후 서로마에 속했던 지역인데, 서로마의 멸망이후 슬라브족들이 남하하였고 그 후 합스부르크가의 지배를 받았단다. 이번에 알게 된 것인데,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의 국기는 러시아의 국기와 같다. 그리스도교의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흰색 하늘색 붉은색의 삼색기로 러시아와 마찬가지인데, 국기 한가운데 자신들의 문양을 넣어 러시아와는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류블랴나 시내를 둘러보았다. 성 프란체스카 성당, 성 니콜라스 성당을 구경하고, 도심 한복판 류블라니차 강을 가로지르는 트레브리지를 둘러보았다. 트레브리지란 세 개의 다리라는 뜻으로 류블랴나가 베네치아와 오스트리아의 중간이라는 뜻으로 다리를 세 개 만들었다는데, 1280년에 축조되고 1657년에 재건되었다는 것으로  보아 아마 당시 강국이었던 베네치아와 오스트리아 사이 등거리 외교의지를 나타내려는 슬로베니아의 고육책이었지 않았겠는가 하는 혼자 생각해 본다.

 

 

트레브리지, 가까이서보면 다리가 세 개다.

 

 

 류블라냐 야외 재래시장

 


  재래시장을 둘러보았다. 시장은 꽤 큰 규모로 야외 노천가게에는 각종 과일과 채소, 꽃이 즐비하고. 주변 고기와 견과류 등을 파는 건물도 있다. 건물을 둘러보다가 입구에 우두커니 서 있는데 맵시도 준수하고 말쑥하게 차려입은 아가씨가 내게 다가온다. 손에는 무엇인가 들고 있었고, 들고 있는 물건을 내 얼굴 쪽으로 가까이 붙인다. 순간 물건 든 여자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가이드의 말이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치면서, 무의식적으로 ‘에이’ 하는 소리와 함께 손으로 둘 사이를 칼 베듯이 내리친다. 어깨에 메고 있던 지갑에는 손지갑, 여권 등이 있었는데, 이 여자가 이 귀중한 여행을 왕창 망칠일이 있나.

 

  소리와 함께 손으로 어린아이들 칼싸움하는 시늉을 했으니 다른 사람이 보기에 좀 우스운 동작이었을 게다. 여자를 쳐다보니 별 표정을 짓지 않고 무덤덤한 표정이다. 하기야 여자는 내게 다가왔을 뿐 가방에 손을 넣은 것은 아닌데. 여자의 손목을 비틀 수도 없고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고. 그러고 내려다보니 내가 메고 있던 가방의 지퍼를 열어두고 있었던 게 아닌가. 내가 허점을 보였지. 인생사에서도 허점을 보이면  각종 이상한 인간들이 달려들기 마련이지. 돌아와 일행들에게 조심해라고 이야기 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야외 재래시장 꽃가게

 

 


  구시가지 프레쉐렌 광장 근처 반지하로 된 레스토랑에서 감자 닭고기스테이크를 점심을 먹었다. 맛은 별로다. 아까 재래시장에 산 체리 무화과 방울토마토 등 각종과일은  맛있게 먹었는데.

 

  점심식사 후 크로아티아로 떠났다. 슬로베니아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가는 국경검문소, 어제 이탈리아에서 슬로베니아로 입국할 때는 국경검문이 없었는데 같은 EU 국가라도 크로아티아도 들어오는 데는 입국심사가 있다. 그러나 출입국심사는 간단하여 슬로베니아로부터의 출국은 여권에 출국 도장이 찍어주고, 크로아티아로의 입국은 여권을 보여주니 형식적으로 고개만 까딱거린다. 크로아티아는 EU 국가이긴 하지만 출입국 절차를 면제하는 조약에는 가입하지 않았단다. 하기야 가입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유럽으로 봤을 땐 아직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니까.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로 가는 길은 2년 전 농어촌공사 근무시절 오스트리아를 거쳐 자그레브를 갔을 때 거쳤던 바로 그 길이다. 오늘 저녁에 묵을 Antunovic이라는 호텔도 2년 전에 묵었던 바로 그 호텔이었고, 자그레브 시내의 관광코스도 지난번과 거의 같다. 성 스테판 성당 성 마르코 성당.  대신, 나름 생각이 나는대로 지난 기억을 되살려 열심히 집사람에게 설명한다. 한가지, 지난번 자그레브 여행 때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데, 성 스테판 성당에서 성 마르코 성당으로 가는 길에 로미오와 줄리엣 문이라는 곳이 있다. 여행책자에는 스톤게이트라고 소개되어 있고, 과거에는 목조였는데 지금은 돌로 되어 있고, 게이트 내부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있다. 부모가 사랑하는 연인의 결혼을 반대하여 불에 태워 죽였는데 가지고 있던 십자가만 타지 않고 남았단다. 사람들은 그 십자가에 기도하게 되었고 이곳 기도의 효험이 대단하단다.

 

 로미오와 줄리엣 류의 이야기는 이탈리아 베로나에 만 있는 것이 아니고 세계 곳곳에  있는데 세익스피어라는 위대한 작가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사실, 새삼 당연하게 느껴진다. 역사의 경우도, 역사를 왜곡할 수야 없겠지만, 역사의 선택과 해석은 후세의 몫이라는데, 하물며 로맨스의 이야기야 우리의 생각과 상상력이 로맨스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크로아티아, 성 마르코 성당

 

 

 


성스테판 성당 전면 조각, 건출물은 고딕형식이다.

 

 

 

크로아티아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가 있는 스톤게이트

 

 

 

  영국 윈즈공과 심프슨 부인의이야기, 유치환과 이영도, 한국의 마타하리라는 김수임과 이강국의 이야기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의 이야기는 거짓말은 아니겠지만 그것이 외부에 알려졌을 망정이지, 알려지지 않고 가슴속에 묻고 가는 사랑의 이야기는 얼마나 많을 것이며, 또 그들의 마음속 깊은 감정까지 어떻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우리 보통 사람들의 사랑도 글재주가 없어서  그렀지, 절절히 표현한다면 다 세기적 사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유치환은 이영도에게 5천통의 편지를 썼다는데, 그건 스토커수준이다. 편지를 많이 쓰고 아름다운 문장이라 아름다운 사랑이 될까. 사랑이라는 주제에 관한한 우리 모두 세기적 사랑을 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

 

  저녁은 호텔로 돌아와 로비에 있는 식당에서 샐러드, 닭 가슴살,  파스타를 크로아티아산 레드와인과 함께 먹었다.  양이 너무 많아 남겼다. 후식으로 주는 케이크도 세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준다. 여기도 맛보다 양으로 승부하려는가. 크로아티아는 시간이 한국보다 7시간이 늦다. 졸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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