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인도에 가다 7]

욕망인가 해탈인가, 카주라호의 미투나상

 인도여정에서 빠지지 않는 또 한곳은 미투나상(카마수트라)으로 유명한 카주라호 서쪽 사원군이다.

서쪽사원의 모습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아 의견이 분분했지만  한국에 돌아와 자료를 조사해보니 ‘성적인 에너지를 이용하여 남녀가 결합하고 시간과 공간이 사라진 그 절정의 상태에서 자아의식과 우주의식이 하나 되고 절대와 상대가 하나 되어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일종의 수행방법이다’ 라고 한 이지상님의 설명이 좀 더 설득력이 있었다.

 어디까지가 욕망이고 어디까지가 수행인가, 유교문화권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렇게 노골적으로 사원외벽에 조각으로 표현을 해 놓은 인도사람들의 다양한 표현방식은 참으로 아리송하기만 하다.
간디는 이것을 매우 싫어해서 부숴버리고 싶어했는데 그런 간디도 실은 30년 동안 편지로만 사랑을 주고받은 여인이 있다한다. 인도의 영적실천가요 지도자인 간디에게 30년간이나 편지로 사랑한 여인이 있었다니,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일행 넷은 맨발을 벗고 한련화가 고운 잔디밭으로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간디의 사랑, 니체와 릴케 그리고 루 살로메의 사랑, 남편을 두고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릴케의 연인으로 살았던 루 살로메, 그러나 루살로메의 임종을 지킨 것은 평생을 기다린 그녀의 남편이었다는 그런 이야기에 꽃을 피우며 사원을 돌아 나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정원은 쾌적하고 아름다웠다. 키 큰 유도화가 활짝 핀 연분홍 꽃을 가득 달고 있었고 잘 가꾼 잔디정원의 푸르름은 싱그럽기만 했다. 저 문만 나서면 행상과 거지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겨우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렇듯 천국과 지옥 같은 대비적인 환경에 묘한 이질감이랄까 당혹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호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이푸르 왕국의 수도였던 앰버성에 올라가니 멀리 산성이 까마득하게 이어지는데 문득 그 옛날 신라의 고승 혜초가 다녀갔다는 인도, 얼마나 많은 날을 뱃길 물길을 가르며 위험을 헤치고 왔을까 가슴이 뭉클해졌다.

엠버성에서 바라 본 산성의 아련한 실루엣-
해가 지는 산성위로 꿈결같이 나는 새는 혜초의
환생인가